지워지지 않는 마법처럼 신비한..

제목 : 고등어를 금하노라
저자 : 임혜지
출판사 : 푸른숲


개인적인 평


뭐랄까나, 제목부터 무척 신선했다. 아.. 물론 서평(나는 서평을 신뢰하는 편이라. ^^)도 좋았다. 책 표지나 소개에 써 있는 문구("난방기를 켜는 대신 따뜻한 물주머니를 안고 자겠노라", "공부도 연애도 놀이도 절대로 강요하지 않겠노라"는..)도 마음에 들었다.

선입견은 아니겠지만, 책의 초반부까지는 환경을 생각하며, 검소한 삶을 줏대있게 실천하는 음.. 그러니까 환경, 검소한 삶 뭐 그런류의 책으로 생각했었다. 물론 그것 또한 중요한 내용중에 하나지만, 저자는 그것외에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와 돈을 버는 태도, 역사를 대하는 그리고 자기자신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무척 의미 있는 메세지를 전달해 주고 있다. 

책을 다 읽고 느낀 주된 느낌은 이 책의 몇몇 목차에서 고스란히 상기해 볼수 있었다.
- 자유로워라, 즐거워라
  > 돈 대신 시간을 선택하는 인생
  > 포기한 만큼 품위 있는 삶
  > 지구를 지키는 내 사랑 물주머니
  > 행복의 기회비용
- 내가 자유로운 만큼 내 아이도 자유롭게
  > 놀이 실력이 곧 인생 실력
  > 흔들려도 좋아, 네 힘으로 해!
  > 한두번 실수록 망가지는 인생은 없어
- 공존을 위한 예의
  > 야만의 역사를 바로잡는 작은 조약돌의 힘
  > 무지개 색을 모른다고.?
  > 굴러 들어온 돌과 박힌 돌이 공존하는 방법

상당히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들어서 마음에 드는 부분을 가능한 정리해 본다.
   

남겨두고 싶은 내용


작은 나의 실천 또한 값진 일이다. :
환경보호도 마찬가지다. 원자력 발전소의 높은 굴뚝에 매달려 시위 하거나 원시림의 원목을 수입하는 대형 선박에, 또 고래 사냥을 하는 선박에 고무보트를 타고 바싹 접근하는 그린피스 행동대원들의 용기 못지 않게,
조용히 실천하는 나의 일상 역시 값진 일이라고 믿는다.
환경보호 단체의 행동 대원들이 목숨을 걸고 설득하려는 대상이 바로 '나'이며, '나'의 작은 행동 하나를 바꾸는 것이 바로 세상을 바꾸는 것으로 이어진다는 간단한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겼다.

그렇지 흔한 들꽃도 자세히 들어야 보면 아름답다 : 
관찰자의 입장에서 진지하게 고민하며 쓴 글에선 평범하고 구질구질한 내 인생도 그럴듯하게 보이는 것이다. 천지 사방에 널려 있는 들꽃도 자세히들여다보면 아름답듯이.

내 글을 다시 읽는 다는 즐거움 :  
나는 내가 쓴 글을 즐겨 읽는다. 두고두고 문장을 손보고 다듬는 재미도 재미지만, 마치 남의 내면을 훔쳐보듯이 그 글을 썼던 당시의 내 심리를 엿보는 맛도 새삼스럽다.

나서서 뭔가를 해야만 가치있는것은 아니다 :
원시림에서 벌목한 나무로 만든 가구나 생활용품을 피하고, 생산에 많은 에너지가 드는 은박지와 알루미늄 캔 음료를 피하고, 겨울에는 난방을 조금 덜 하려고 집 안에서 스웨터를 입는 나의 사소한 일상을 다른 투사들의 무용담과 비교하여 하찮은 일이라 과소평가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
주연이 아님을 부끄러워하는 대신, 이 '배경'의 위력을 항상 생각하며 '좋은 배경'이 되겠다는 뜻으로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조용히 씨를 뿌리며 사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기로 했다. 티끌인 나에게 태산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조직의 노예가 되지 않는것, 자긍심 지수를 학교 점수와 동일시 하지 않는 현명함 : 
우리 아이들은 학교 성적은 그저 그래도 영재임에 틀림없다. 학교라는 거대한 사회에 적응하면서도 그 시스템의 노예가 되지 않는 것, 적성이 비슷한 아빠를 따라 도약하는 아들, 취향이 다른 부모 및에서 자신의 고유성을 지켜내는 딸, 자긍심 지수를 학교 점수와 동일시하지 않는 현명함, 이런 점들이 모두 우리 아이들이 영재라는 증거다.

행복지수를 부귀나 영화에 두지 않는 현명하고 소박한 인생을 
우리 교육의 목표는 아이들이 우리 품을 떠나기 전에 자신의 고유한 특성과 재주를 스스로 발견하도록 하는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그간 열중해서 노는 와중에 자신이 원하는 것,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서 계발해왔을 거라고 나는 믿는다. 내 아이들이 그렇게 중대한 과업을, 그 나이에, 자기 힘으로 이룩했다는 자신감을 안고 세상으로 걸어 나가 어렸을 때 자긍심 지수를 학교 성적에 두지 않았듯이, 커서도 행복 지수를 부귀나 영화에 두지 않는 현명하고도 소박한 인생을 살기를 기원한다.

또 하나 우리 교육이 목적은 아이들이 평생 신념과 사랑을 가지고 전념할 일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공부든 기술이든 상관없다. 공부 잘해서 성공한 판사나 교수도 조직의 노예가 될 수 있고, 평범한 기술자도 주인 의식을 가지고 살 수 있다. 나는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닌 때부터 늘 강조했다.
"너에 관해서 너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어. 엄마 아빠도 네 일에 관해서 너보다 더 잘 알 수는 없어."

아이에게 때로는 사회 통념이나 예의범절을 무시하더라도 자기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자유를 주어야 한다는 더 큰 원칙에 근거하기 때문이다.이런 교육을 실천하려면 아이들에게 너를 사랑하는 어른들을 믿고, 어른들의 말에 무조건 순종하라고 가르칠 수 없다. 그 대신 아이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마음을 잘 들여다보는 일이 중요하다고 가르쳐야 하고, 때로는 세상의 이목과 부모의 반대를 무시할 수도 있다고 가르쳐야 한다. 세상에서 자기 가신의 일에 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엄마 아빠가 아니라 본인이라고, 스스로의 판단을 믿으라고 용기를 북돋아주어야 한다.

열정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 열정이 저절로 솟도록 용기를 꺾지 않고 기다려주는 것이 아이들의 진정한 힘을 기르는 교육이 아닐까.?
....
그러나 어마니,아버지,할아버지,할머니 선생님들이 한집에 살면서 합동으로 다그쳐도 아이 하나 뜻대로 공부시키기 쉽지 않다는 것을 시댁의 사례를 통해 알고 있었다. 또 그렇게 해서 자존감과 자율성을 잃은 인생이 평생 얼마나 고단한지도 직접 보았다. 
무엇보다 존재의 기쁨을 경쟁력으로 평가해 소중한 인격체를 부품으로 전락하게 할 수는 없었다. 우리가 자식을 낳아 기르는 목적은 세상에서 부리기 쉽도록 획일화된 일꾼을 양성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 아이들은 획인적으로 찍혀 나와 아궁이에 던져져 엔진을 돌리는 연료가 아니다. 자신만의 고유한 인생을 잘 살아내기 위해 고유한 열정을 싹 틔워 올리려는 아이들의 절박한 몸짓을 모른 체해서야 되겠는가?

어린 시절의 추억과 나치의 범죄가 겹쳐지는 정신분열을 겪고, 아직도 소진되지 않고 하늘거리는 민족주의의 불씨를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는 독일인들, 이렇게 불안한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독일이 어떻게 그토록 성숙한 태도로 역사 청산을 이룰 수 있었을까.?

지성인 :
독일 군대의 백만 아프리카인 대학살과 인체 실험 등의 만행에 대해 어렵지 않게 알아낼 수 있었다. 나는 그런 엄청난 역사적 사실에 독일 사람들이 별로 주목하지 않았다는 점과 그렇게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테마지만 이를 꾸준히 고발 하는 지성인들이 있다는 점에 크게 놀랐다. 이 지성인들은 독일의 역사학자들로 그저 묵묵히 사실을 연구하고, 자료를 수집해 국민이 알고자 하는 시점에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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