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지지 않는 마법처럼 신비한..


표지사진...
아주 맘에 든다.

우연히 집중하기 싫어 돌아다니다가 책의 한구절을 소개해 놓은 것을 보고 강한 매력을 느꼈다.

어리바리함과 조숙함 사이의 불안은 내 평생을 따라다니게 돼요. (…) 우리 집은 불화가 심한 가정도 아닌데 부모가 이혼을 하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은근히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내가 불행 속에 놓여서 뭔가 평범한 가정의 애가 아닌 다른 세계에 놓이게 되는 경험 같은 것도 해보고 싶었고요. 엄마 아빠가 이혼하면 나는 어떻게 하리라는 계획도 다 세워놨죠. (43쪽)

그 시절의 우리들은 속물적인 동시에 민주적이었고 약삭빠른 동시에 순박했고, 현실적인 동시에 비현실적이었고, 경멸하는 동시에 닮고 싶어 했고, 무거운 동시에 가벼웠다. (52쪽)

엄마는 충분히 불행했음에도 변화하기가 두려웠단다. 왜냐하면 고통보다 더 두려운 것은 미지이기 때문이지. 설사 여기에 괴로움이 있다 해도 그것이 내가 아는 것이라면 그게 더 나았던 거야. (…) 그때 엄마는 어렴풋이 알게 되었단다. 유대인들이 목숨처럼 움켜쥐고 있던 율법을 다 부수고, 새 계명을 내뿜으며 변하라고 외치던 예수라는 이에게 왜 가난하고 병들고 버림받은 이들이 몰려들었는지 말이야. (72쪽)

만일 우리가 다른 누군가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단지 그 사람이 자기를 알리려고 하는 범위 내에서이다. (129쪽)